SKY 로스쿨만 살아남나… ‘서열화 고착’

  대형로펌 로스쿨 1기생 SKY 출신만 ‘입도선매’
  “다양성 강조한 로스쿨 도입취지 안맞다” 비판

대형 법무법인(로펌)들이 2012년 졸업하는 법학전문대학원(로스쿨) 1기 학생들에게 손을 뻗고 있다. 변호사시험(이하 변시) 합격을 조건으로 채용을 보장하는 내용이다. 눈에 띄는 것은 대형 로펌이 미리 채용한 로스쿨 학생들이 모두 SKY 출신이란 점. 때문에 로스쿨 도입 취지와는 반대로 법조인력 서열화가 더 심해질 것이란 비판이 이어지고 있다.

7일 로펌과 로스쿨 관계자들에 따르면 김앤장을 비롯한 법무법인 광장·태평양·율촌 등은 서울대·연세대·고려대 로스쿨 학생 30여 명을 채용키로 했다. 서울대 출신이 가장 많고 연세대·고려대 순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 3개 로스쿨 학생 외에는 채용 보장된 케이스가 없다.

대형 로펌들은 우수 인재의 ‘입도선매’를 위해 로스쿨 학생들과 개별적으로 접촉했다. 해당 로스쿨 관계자들은 “로펌이 로스쿨 측에 채용 문의를 해온 적은 없다. 학생 하나하나와 별도로 만났을 것”이라고 전했다. 로펌 측도 “로스쿨 1기 졸업 후 채용이 최종 확정되므로 공식적으로 입장을 밝히기 어렵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지방의 한 로스쿨생은 “SKY 로스쿨이 아닌 곳에서 대형 로펌에 채용된 사례는 없다고 들었다”며 “앞으로도 SKY가 아닌 다른 로스쿨 학생이 대형 로펌에 들어가기는 쉽지 않을 것 같다. 학벌 고착화를 막겠다는 로스쿨 취지와는 안 맞다”고 꼬집었다.

때문에 1기 배출 전부터 탈락자가 늘어나는 지방대 로스쿨의 현실과 맞물려 일부 명문대 로스쿨만 살아남을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경북대 장재현 로스쿨 원장은 “로스쿨 학생들은 자신의 미래와 직결돼 로펌 실무 연수에도 적극적”이라고 귀띔했다. 그럼에도 SKY 로스쿨 출신에게만 기회가 주어진다면 로스쿨 도입의 의미가 무색해질 것이란 설명도 따라붙는다.

우수한 능력과 다양한 자질이 담보된다면 문제될 게 없다는 반응도 있다. 채용이 보장된 로스쿨 학생들의 분야는 대부분 송무(訟務)가 아닌 것으로 알려졌다. 송무 분야는 기존 사법연수원 출신이 대다수를 차지하는 데 비해 로스쿨 출신은 어학 능력이 특출나거나 변리사·공인회계사 등 인접 분야 자격증을 갖춘 이들의 비중도 높다.

어느 로스쿨 출신인지보다 의사·변리사 등 분명한 특기에 따라 채용이 결정됐다는 설명이다. 원어민 수준 어학 실력을 갖춰 국제법 분야에 강점을 지닌 경우도 있다. 고려대 로스쿨생 한정은(가명·29) 씨는 “증명된 특기가 있거나 자격증을 가진 경우, 로스쿨 변론대회 수상 같은 ‘스펙’도 고려됐다고 본다. 출신 로스쿨에 따른 채용으로 일반화시킬 수 없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결국 로스쿨 출신의 졸업 후 활동을 지켜볼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다. 대형 로펌들이 SKY 출신을 선점한 것은 로스쿨 출신의 ‘질’에 대한 의구심 때문이란 해석이다. 그간 로펌은 사법연수원 성적을 주로 평가해 채용해왔다. 반면 아직 결과물을 내놓지 못한 로스쿨은 객관적 데이터가 부족해 SKY 출신 선호 현상이 나타났다는 추측이 가능하다.

전북대 이준영 로스쿨 원장은 “로스쿨생들이 변시를 치른 뒤 현장에 나가 4~5년간 어떻게 활동하는지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로펌이나 법원에서 마련할 관련 제도나 일정 기간이 지난 후 선발된 로스쿨 출신에 대한 검증이 있어야 한다. 그래야 판단의 근거가 생긴다”며 “지방대 로스쿨이라 해서 뒤처질 것이라 예단해선 안 된다”고 힘줘 말했다.

김봉구 기자 (paper81@unn.net) | 입력 : 2011-01-07 오후 1: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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